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내가 가장 먼저 보는 건 침대 위 천장이 아니라
바닥에 흩어진 옷가지, 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책,
그리고 어제 마시다 남긴 캔커피였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인테리어가 아니라, 그냥 방치 아닐까.
공간이 꽉 차 있으면 왠지 안정감이 드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채움이 아닌 ‘두려움의 감싸기’였다.
나는 내 삶의 불안을 물건들로 덮고 있었던 것이다.
■ 비우기로 시작한 인테리어
인테리어는 무엇을 새로 사는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쇼핑몰에서 예쁜 커튼을 고르고, 이케아에서 수납장을 사는 일.
하지만 어느 날, 정리 전문가 유튜브의 한 문장이 내 가슴을 찔렀다.
“정리란 남기는 게 아니라,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시작했다. 정리, 아니 버리기.
1. 3개월 이상 안 쓴 것
2. 지금 다시 사라져도 기억 못 할 것들
3. 나를 불편하게 만들던 물건
이 셋을 기준 삼아, 한 개씩 쓰레기봉투에 넣었다.
의외로 쉽게 버릴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사실은, ‘필요’했던 게 아니라 ‘습관적으로’ 들고 있던 것들뿐이었다.
■ 가장 먼저 비운 건 책장이었다
책장에는 더 이상 읽지 않는 책들이 꽂혀 있었다.
내용은 잊었고, 다시 펼 일도 없지만
‘이걸 내가 읽었었다’는 자존심 때문에 버리지 못했다.
하지만, 자존심은 공간을 먹는다.
정작 지금의 나는 더 이상 그 책 속 인물도 아니었다.
그 책들을 박스에 담아 동네 작은 도서관에 기증했다.
텅 빈 책장을 보며 이상하게도 마음이 시원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식물을 한 화분 놓았다.
어쩌면, 내가 가장 읽고 싶었던 건 ‘지금의 나’였는지도 모른다.
■ 정리 후, 공간이 달라졌다
침대 옆 협탁을 비우자 아침 햇살이 책상까지 닿았다.
잡동사니로 덮였던 화장대가 비자 거울 속 내가 조금 더 또렷이 보였다.
공간은 줄어든 게 아니라 숨 쉴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정리는 단순히 물리적인 행위가 아니었다.
그건 내 삶의 선택 기준을 새로 세우는 작업이었다.
버릴수록 남는 건, 더 나아진 ‘지금의 나’였다.
■ 비우고 나니, 보이기 시작한 것들
- 진짜 필요한 것과 아닌 것
나에게 필요한 물건은 생각보다 적었다. - 공간의 흐름
벽면을 따라 자연스럽게 시선이 움직이게 되었고, 방 안에 작은 여백이 생겼다. - 마음의 여유
집에 들어오자마자 '숨막힘'이 아니라 '숨돌림'이 되었다.
■ 정리는 ‘인생 인테리어’
이 작은 변화 이후, 나는 더 이상 충동구매를 하지 않았다.
물건 하나를 사기 전, 꼭 생각했다.
“이건 지금 내 공간과 삶에 꼭 필요한가?”
그리고 내 삶도 달라졌다.
사람 관계도, 감정도, 심지어 꿈도…
쓸데없는 것부터 버리고 나니, 내가 보였다.
■ 비우기 인테리어 실전 가이드
- 하루에 한 서랍씩만 비우기
- 버리기 전 사진으로 남기기 – 추억은 기록으로 대체 가능
- 물건이 아니라 공간을 먼저 디자인하라
- ‘어디에 둘까?’보다 ‘왜 있어야 하지?’를 먼저 물어라
- 남은 것들엔 진짜 마음을 담아 배치하라
🌱 공간은 인생의 거울입니다
비우는 건 어렵지만, 결코 무의미하지 않습니다.
버리는 순간, 우리 안의 진짜 내가 다시 등장합니다.
새 가구보다, 새 마음이 먼저였습니다.
당신의 공간에도 여백이 필요하다면
오늘 단 하나의 물건이라도 버려보세요.
그곳에서 당신 삶의 온도가 조금 달라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