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공간 속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그 공간은 우리의 생각, 감정, 습관, 나아가 삶의 방향까지 조용히 반영하고 있죠.
과거의 인테리어가 트렌드와 스타일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그 공간에 ‘나’라는 사람의 결이 어떻게 녹아 있는가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그 흐름의 중심에는 바로 커스터마이징 인테리어(Customizing Interior)가 있습니다.
왜 지금, 커스터마이징 인테리어인가?
최근 몇 년간 우리의 일상은 급격히 바뀌었습니다. 집은 더 이상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라, 일하고 쉬고, 배우고 취미를 즐기는 복합적인 ‘생활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 재택근무의 일상화
- 1인 가구와 비혼 라이프스타일의 증가
- 자신만의 취향과 감정을 중시하는 MZ세대의 공간 소비
- 반려동물, 취미, 콘텐츠 생산 등 라이프스타일의 다양화
이처럼 각자의 일상이 분화되면서, 공간도 그 사람에게 딱 맞춘 옷처럼 설계되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커스터마이징 인테리어란?
커스터마이징 인테리어는 단순히 원하는 색상이나 스타일을 고르는 수준이 아닙니다. 한 사람의 라이프스타일, 성격, 감정 흐름, 하루 동선까지 디자인에 반영하는 종합적인 접근입니다.
즉, 디자인은 물론 구조, 가구 배치, 수납, 조명, 동선 설계까지 모든 요소가 ‘사용자’에게 맞춰져야 합니다. 단순한 ‘스타일링’이 아니라 삶의 최적화에 가깝습니다.
실제 사례로 보는 커스터마이징 인테리어
1. 재택근무자를 위한 집중형 홈 오피스
코로나 이후 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일상화하게 되면서, 거실 한 켠이 아닌 온전히 ‘일’에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졌습니다.
- 소음 차단용 미닫이 슬라이딩 도어
- 높낮이 조절 가능한 스탠딩 데스크
- 시선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간접 조명
- 수납과 방음을 동시에 잡은 기능성 책장
업무 효율뿐 아니라 심리적 몰입과 워라밸을 함께 고려한 제안이 필요합니다.
2. 혼자만의 취향을 담은 ‘나만의 취미방’
1인 가구 혹은 혼라이프족에게 있어, 집은 세상과 분리된 오롯한 자신만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 아로마 캔들, 레진아트 등 손작업을 위한 작업대
- 무드 조명을 활용한 음악 감상 공간
- 폴딩 도어로 공간 분리 가능한 DIY 취미 존
작고 소박하더라도, 그 공간은 삶의 중심이 됩니다.
3. 성장에 따라 바뀌는 키즈 공간
아이와 함께 사는 가정에서는 ‘변화’가 핵심입니다. 성장 속도에 맞춰 공간도 함께 성장해야 하죠.
- 아이의 연령에 따라 조절되는 침대 높이와 책상
- 자유롭게 낙서할 수 있는 칠판 벽
- 부모의 시야 확보를 고려한 주방-거실 연결형 구조
공간은 단순한 물리적 구조를 넘어서 가족의 삶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가 됩니다.
커스터마이징 인테리어 실현을 위한 접근법
1. 인터뷰는 깊고 넓게
좋은 디자인은 좋은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어떤 분위기를 좋아하세요?’ 대신 ‘하루 중 가장 힘든 시간은 언제인가요?’ ‘그 시간엔 주로 어디에 계세요?’
이런 질문을 통해 공간에서의 감정 흐름을 읽어내야 합니다.
2. 기능성과 감성의 균형
기능만 강조하면 금방 질리고, 감성만 강조하면 불편합니다. 둘의 균형이 중요하죠.
예를 들어 홈카페 존을 만들 때 무드등과 수납 선반의 조합, 동선 고려한 전기배선 등 감성과 실용의 균형이 있어야 오래도록 만족할 수 있습니다.
3. 변화 가능한 설계
사람은 변합니다. 커스터마이징 인테리어는 '지금'뿐 아니라 미래의 변화 가능성까지 고려합니다.
- 향후 동거 가능성을 고려한 가변형 가구
- 반려동물 입주를 위한 내장재 선택
- 방의 쓰임을 바꿀 수 있는 조명, 전기 콘센트 배치
디자이너 관점에서 본 커스터마이징 전략
- 기획 단계부터 고객의 ‘정서적 피로’까지 관찰하기
- 전형적인 가구 배치에서 벗어나 공간의 여백 설계
- 고객의 말보다 행동과 시선을 분석하는 세심함
- 디자인보다는 ‘경험’을 먼저 설계하기
결국, 공간은 사람을 닮아야 한다
커스터마이징 인테리어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닙니다. 그건 사람이 공간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는 방법입니다.
매일 지친 하루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그래, 이곳은 나를 위한 공간이야”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 그것이 진짜 인테리어의 힘 아닐까요?
이제는 누가 뭐라 해도 ‘나만의 공간’을 위한 커스터마이징이 인테리어의 기본이 되어야 할 때입니다.